문제는 항상 과정 속에 존재한다.
오늘 '멀쩡한 어른 되긴 글렀군' 이라는 책을 완독하게 되었다.
2024년 새해가 되고나서 매달 2권씩 총 24권의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1월에 2권 째의 책을 다 읽게 된 날인 것이다.
뭐 물론 이전의 1권은 작년 12월부터 읽어오던 책이었기에 올해 다 읽었다 라고 하기엔 모호하지만, 나름 의미부여를 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니겠는가?
아무튼 새해 목표의 첫 단추를 잘 끼운 셈이다.
아직 1월 중순 밖에 되지 않은 시기에 목표치 하나를 벌써 채웠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독서를 멈추고 2월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ㅋㅋㅋ
말 그대로 목표는 내가 달성하려 하는 최소치의 수치이다.
최소 24권, 최대치는 내 하기 나름인 것이다.
새해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난 직후에는 무슨 일이든 잘 집중해서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획을 세울 때와 같은 설레임은 금세 사라지고, 금방 귀찮아 하기 시작하더라.
아니나 다를까 오전 시간 독서를 하는 것이 머리도 맑고, 집중도 잘 되어서 좋아했던 초창기와 달리, 최근엔 집중을 잘 못하여 속도가 느려진 모습을 보이곤 했다.
근데 생각해보면, 사실 지금도 초창기이지 않은가?
한 해에 대한 계획 및 목표를 세운 것이고, 이제 1월 시작에 불과한데 초창기와 지금이라는 표현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결국 난 작심삼일에 불과한 것일까?
두 번째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첫 목표치를 채웠다는 기쁨을 느끼던 중 떠오른 생각이었다.
겨우 이 정도에 기뻐한다고?
이 정도 하는데에도 그렇게 귀찮아 했으면서?
이내 곧 기쁨은 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는 이 책을 읽은 과정에 대해 다시 복기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가?
별 생각 없이 서점을 둘러보던 중 익순한 표지가 눈에 띄었다.
바로 짱구가 그려져 있는 이 책의 표지였다.
평소 짱구를 좋아하던 나라서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선 대충 둘러보니, 짱구라는 만화를 인용하여 천진난만한 짱구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른들이 들여다보며 느끼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었다.
짱구 때문일 지는 모르겠으나 내 흥미를 이끌기엔 충분했고 재밌어 보였다.
그렇게 책을 구매하여 매일 목표한 시간만큼 독서를 하기 시작했다.
예상 외로 공감되는 부분들도 많았고, 예상했던 것처럼 재밌기도 했다.
그리고 이 책을 1/3에서 절반 가량 읽었을 때 쯤, 한 권의 책을 새로 읽기 시작했다.
(하루 1권 30분씩 총 2권의 책을 읽고 있다.)
드디어 '멀쩡한 어른 되긴 글렀군' 이라는 이 책을 다 읽게 된 오늘,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분명 이 책을 절반 쯤 읽었을 때 읽기 시작한 다른 책은 이미 거의 다 읽은 상태인 것이다.
심지어 새로 읽은 책이 이 책보다 두께가 더 있음에도 말이다.
그렇다는 건 당연히 이 책을 읽을 때만큼은 집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분명 같은 시간을 투자하여 두 권의 책을 읽었지만, 읽은 양은 다른 것이다.
그래, 다시 생각을 해 보니 과정에서 문제가 있던 것이다.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찾아 낸다면 이를 다시 고쳐낼 수 있는 것 아닐까?
목표 채워서 기쁨을 누리고, 이러이러한 내 태도에 대해 반성하고 후회할 시간에 차라리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훨 나을 것이다.
문제 1.
첫 번째 책을 독서한 뒤 두 번째 책을 바로 읽으려 하면, 집중력이 감소한다.
> 그렇다면 첫 번째 독서 후 10분 가량의 휴식 후 두 번째 독서를 이어가는 건 어떨까?
> 때에 따라서는 독서의 순서를 바꿔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문제 2.
독서를 무조건 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압박 속에서 책을 읽을 때가 있다.
> 집중이 잘 되지 않는 날에는 시간을 축소하는 것도 방법이다.
막상 생각을 해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과정을 돌아보지 않았다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결국 이 문제로 인해서 책 읽는 것 자체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잘한 일이든, 잘하지 못한 일이든 때론 그 과정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