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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내 일상 이야기

너 T발 C야?

by CODINOTE 2023.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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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를 보다 보면 가장 흔히 보이는 말이다.

'너 T발 C야?'

 

이게 무슨 말일까?

 

요새 유행하는 MBTI 에서 판단과 결정을 나타내는 즉, T 성향의 사람.

이성적이고 객관적이며 합리적, 논리적인 사람.

하지만 공감능력은 떨어지는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T와 F 사이의 논쟁이 심화되면서 생겨난 일종의 밈이 되었다.

 

나 또한 이 질문을 항상 듣는다 ㅎㅎ

 

나는 원래 굉장히 이성적인 편이었다.

 

한 때는 사소한 부분까지 감정을 쓰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다보니 지치기도 하고, 때론 상처도 받게 되었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내 스스로에게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느끼게 되었다.

물론 나의 잘못으로 생긴 일도 있고, 내가 잘못하지 않았지만 피해를 받은 일도 있었다.

그런데 그 때의 나는 누군가를 탓하기 보단, 내 스스로에게 화살을 돌리는 편이 오히려 편했다.

남을 바꾸기 보단, 내가 바뀌는 게 더 빠르고, 확실하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라는 주의이다.

단, 조건부가 딱 한 가지 존재한다.

그건 바로 스스로가 깨달았을 때.

그 땐 변할 수 있다 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 생각을 했던 시기부터 내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 됐고, 점점 감정적인 부분보다 이성적인 면이 더 커지기 시작했다.

 

뭐 흔히 mbti로 이야기하는 F와 T로 예를 들자면,

난 리액션도, 공감도 잘 못하는 사람이었다.

 

단,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이거나, 내가 비슷하게라도 경험했던 일이라면, 그나마 공감을 좀 하는 편이었다.

그 외의 일이라면 기계 그 자체.

 

처음엔 쓸데없는 감정소비를 하는 게 싫었다.

그렇게 시작된 이성적인 사고가 내 감정을 지배했고, 나아가서는 내게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굳이 감정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뭐 어쩌면 이기적인 면이 강해진 것도 맞다.

그치만 이성적인 삶이 좀 더 나에게 쾌적한 면을 가져다 주었고, 내 스스로도 피곤할 일이 생기지 않다보니 꽤나 만족스럽더라.

 

그래서 때로는 일부러 더 공감을 못하는 척, 난 이성적인 사람인 척, 감정이 없는 사람인 척 행동하기도 했다.

이유는...음... 잘 모르겠다.

그냥 어느 순간부터 이성적인 성격의 내 모습이 더 좋아보였나보다.

 

그러다 시간이 또 지나고, 다양한 사람들을 또 만나게 되고, 그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경험하다 보니 감정적인 공감 이라는게 필요하긴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

정말 이렇게 살아가다는 밉 보이기도 쉬울 거 같고, 나 같은 사람이 아니라면 사귀기가 힘들 거 같은 느낌?

이러다가는 사회에서 도태되겠구나? 라는 생각?

 

그래서 다시 공감 이라는 걸 할 수 있게끔 내 스스로를 또 변화시켰다.

공감과 관련된 책이나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고, F인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은 F와 T가 반반씩 존재한다.

그래도 아직은 이성적인 면이 더 크게 존재하긴 한다만,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진 상태랄까?

 

반반을 갖고 있으니까 좋은 점도 있더라.

내가 상황에 따라서 마음대로 감성과 이성을 on/off 할 수 있다는 점?

 

친하지도 않고, 비즈니스 적인 애매한 관계에서는 이성적인 면을 강하게.

가깝고, 소중한 관계에 있어서는 감성적인 면을 강하게.

 

신기하지 않나?

 

누군가가 봤을 때는 굉장히 피곤하게 산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인정한다.

근데 또 익숙해져서 불편함은 없다 ㅋㅋㅋㅋ

 

 

두 모습을 경험했던 나의 생각으로는 각각 장단점은 있다.

 

이성은 내 이득을 취하기가 좋다.

감정소비 따위 하지 않는 편이기에 스트레스도 없다.

단, 그만큼 미움 받기가 쉽다.

 

감성은 사람을 만나기가 좋다.

대화의 기본은 공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감성이 강점이지 않을까 싶다.

단, 감정적인 스트레스가 많다.

 

어떤 쪽이 더 좋고, 어떤 쪽이 더 나쁘다 라고 할 수는 없지만, 둘 다 존중받아야 하는 성격이다.

이성적인 사람도 결국 감정이란 건 갖고 있다.

감성적인 사람도 결국 이성이란 걸 갖고 있다.

 

굳이 너 T야? 너 F야? 같은 편가르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뽀로로의 루피 캐릭터가 요즘 핫한 밈 중 하나인 '너 T야?'를 하는 모습
너 T발 C야?

조금씩 서로 양보하고 이해해주면 그만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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