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 브랜드에서 있었던 일 : 진상 썰 (2)

이전에 이어서 SPA 브랜드에서 일할 때 있었던 나름 재밌었던 썰을 풀어보려고 함~

 

1화 안보고 오신 분들 먼저 보고오세요! https://codinote.tistory.com/3

SPA 브랜드에서 있었던 일 : 면접 및 입사 (1)

 

때는 블랙 프라이데이 프로모션 행사 기간....

 

블프 기념으로 몇몇 상품만 특정 기간에만 할인이 들어가는 날이었음

 

나는 남성 라인에서 일했었는데, 어느 브랜드던 그렇겠지만 남성은 판매가 잘 안되는 편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에도 고객이 꽤나 많았어서 직원들이 고객 응대하느라 되게 바빴음

 

그러다 어떤 할아버지 고객님께서 옷을 보러 오셨음

몇 벌 보시더니 갑자기 날 부르셨음

'아저씨!!'

아직 20대의 파릇파릇 젊은 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아저씨 소리는 좀 속상하더라..

 

퀄팅 자켓을 둘러 보시더니 날 부르셔서 가격 확인을 먼저 하시더라

당연히 밑에 붙은 할인 가격 스티커가 현재 가격이라고 말씀드리고 다시 나는 할 일 했음

 

금방 있다가 날 다시 부르시더니 본인한테 어떤 컬러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냐고 여쭤보시더라

(블랙이랑 카키 두 컬러 밖에 없었음)

나름 스타일리스트 자격증도 있었고, 원래 스타일링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라 어떤 고객이든 뭐가 더 나을 것 같냐고 물어보시면 항상 성의껏 진심으로 대답해드렸었음

이 날도 그런 식으로 블랙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라고 말씀드렸지

근데 카키도 되게 구매하고 싶으셨나 이건 별로냐고 여쭤보시더라구 ㅋㅋㅋㅋ

 

카키도 괜찮긴 한데 고객님께 더 잘 어울리는 건 블랙인 것 같다. 그리고 활용도 면에서도 블랙이 더 나으실 것 같다.

 

이렇게 말씀 드리니까 갑자기 새상품을 가져다달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창고 호다닥 달려가서 꺼내 드렸지

 

한 번 입어보시더니 카키 컬러도 새거로 가져다 달래 ㅠㅠ

다시 호다닥 가져다 드렸지...

 

근데 새상품 꺼낼 때 벗긴 폴리를 달라고 하시는거야

이미 상품 꺼낼 때 다 찢은 거기도 하고, 환경 보호 때문에 비닐류를 고객님께 제공을 못한단 말야

그래서 설명드리면서 죄송하다 못드린다 했는데도 다시 물어보시고 ㅠㅠ

 

암튼 그렇게 결국 블랙 컬러로 한 벌 사고 가셨음...

응대 당시에는 계속 반말로 하시고, 다른 분 응대하고 있는데도 말 거시고 그래서 빡치고 힘들었음...

 

 

그로부터 꽤나 시간이 흐른 뒤

그 고객님이 다시 오신거야 ㅋㅋㅋㅋㅋ

원래 사람을 잘 기억을 못하는 편인데 그 때 시달렸던 거 때문에 바로 알겠더라

 

오셔서 또 날 부르셔

가보니까 그 때 사간 블랙 컬러가 맘에 들어서 카키 컬러도 사러 오셨대

바로 카키 컬러로 새거 꺼내드렸지

 

근데 이때는 이미 블프 프로모션이 끝나서 할인이 안들어가는 상황이었거든

나보고 블프 때 가격으로 달라고 하시더라....이 때도 반말로 ㅎ

이 때부터 아차 싶어서 설명을 다 드렸어

그 때는 행사 중이어서 할인 가격으로 구매하신 거고, 지금은 행사가 끝나서 할인이 따로 들어가지 않는다... 등

 

와 진짜 계속 그냥 떼를 쓰시더라

본인 서예 였나 할 때 입기 좋아서 다시 사러 온거다

자긴 할아버지라 돈이 없다

직원인 내 재량으로 자기만 그 때 가격으로 주면 안되냐

 

정신 나가기 직전...

안된다 안된다 어렵다 어렵다 죄송하다 반복하니까 이 분이 전략을 바꿨음 ㅋㅋㅋㅋㅋ

내 옆에서 계산하고 있는 다른 직원한테 가서 말 거는거야. 할인해달라고 ㅋㅋㅋㅋㅋ

심지어 계산하느라 다른 고객 응대 중인데 ㅠㅠㅠ

안되겠다 싶어서 바로 매니저님 호출했지

매니저님이 상황 설명 다 듣고 응대하는데 매니저님도 한 10~20분은 시달리더라 ㅋㅋㅋㅋ

그렇게 결국 구매 안하고 돌아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