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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내 일상 이야기

치열한 일상 속의 여유

by CODINOTE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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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적고 있는 지금 창 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진눈깨비 같은 가벼운 눈이 아닌 꽤 알갱이가 큰 듯 한 모습으로 눈이 내리고 있다.

 

오늘 아침 스터디 카페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섰을 때, 꽤나 날씨가 흐렸다.

비가 오려나 싶은 생각에 오늘의 날씨를 확인해 보았다.

눈이 내릴 확률이 50% 정도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예보와는 살짝 다른 좀 더 이른 시간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내 노트북 화면에 집중한 탓에 고개만 들면 창 밖을 바라볼 수 있음에도 알지 못한 채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친구 놈이 밖에 눈이 온다며 카톡을 보내주더라.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 블라인드가 쳐져 있는 창 밖을 바라보았다.

블라인드 사이 사이 보이는 바깥 풍경에는 꽤 많은 양의 눈이 내리고 있다.

저 정도라면 금방 쌓일 듯 한 눈이다.

 

뭐랄까.

사실 창문 바로 앞에는 붉은색 벽돌로 이루어진 또 다른 건물로 시야가 막혀 있고, 그냥 위에서 아래로 눈이 내리고 있는 그리 좋지 않은 뷰일 뿐인데,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다.

블라인드의 틈으로 보이는 창 밖의 모습이, 창 앞의 스터디 카페의 조명들이 별 거 없는 창 밖의 풍경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현재 내가 책상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찍은 사진이다.
현재 내가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다.

나는 아마 친구가 아니었다면, 눈이 오는 사실 조차 모른 채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겠지.

그나마 점심시간이 되어서 밖으로 나설 때 그제서야 발견했겠지?

그랬다면, 우산도 없는 나는 아마 속으로 욕을 하며 걸음을 옮겼을 것이다.

꽤 많은 양의 눈이 내리니, 온전히 내 몸으로 다 맞기에는 거부감이 들었을 테니까.

또 쌓인 눈에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 귀찮을 테니까.

 

그런데 밖이 아닌 실내에서 창 하나를 사이에 둔 채 맞이한 눈은 정 반대의 감정이 들게 만든다.

조명의 색 때문인 지 왠지 모를 따뜻한 느낌이 있다.

블라인드의 틈은 창 밖의 풍경이 한층 더 있어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주고 있다.

위에서 아래로 내리기만 하고 있는 눈은 나의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마침 집중을 위해 틀어놓은 재즈 음악과 스터디 카페 내의 백색 소음은 내가 다른 공간에 있는 듯 한 느낌을 만들어 준다.

 

 

딱히 어떠한 의도를 담은 채 끄적이고 있는 글은 아니다.

최근 들어 머리를 비운 채 무언가를 바라본 적이 없는 듯 하다.

그냥 눈이 정말 오는 지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들었을 뿐인데, 그 잠깐 사이에 머리가 맑아지고,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게 되더라.

너무 온갖 고민을 가진 채 살아왔던 건 아닐까.

가끔은 이렇게 우리의 뇌도 쉴 수 있는,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이런 글을 적어보고 있다.

과거의 나라면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글이 다른 이들에게는 어떻게 보일 지는 모르겠으나, 한 번 적어보고 싶었다.

지금의 이 느낌을 잃고 싶지 않아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 풍경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확실히 우리의 삶에 여유가 필요하긴 하구나 싶은 생각도 드는 시간이다.

 

분명 오늘 아침 일어날 때만 해도, 더 자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오늘 하루 쯤은 일을 늦게 시작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

어차피 지금 일어나서 출근 하더라도 쉽게 집중하지 못할거 같다는 생각.

 

그럼에도 내가 이런 나를 위해 걸어놓은 강제성 요소로 인해 결국 출근을 하게 되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집중하여 오전부터 할 일을 마치고 있는 현재의 내 모습이다.

 

늦게 일어났다면 이러한 풍경도 보지 못했겠지 나는.

그냥 글의 느낌과 어울리는 풍경 사진을 하나 가져와 봤다.
야자수 위로 구름이 떠 있고, 그 사이로 해가 지는 일몰의 풍경사진이다.
그냥 글과 어울리는 풍경 사진을 하나 가져와 봤다

가끔은 이런 풍경을 보며 사색에도 빠져보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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