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후기(스포있음)

(스포주의)영화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오늘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고 왔다.

뭔가 현실감이 떨어져서 그런가 영화 자체에 기대를 하고 봤다기보단 이병헌 배우의 연기를 기대하며 영화를 봤다.
대지진이라는데 거의 그냥 핵폭탄 맞은 느낌

원래 킬링타임용 영화를 보고 나서는 후기를 잘 쓰지 않는 편인데, 이번엔 영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 많아서 글을 쓰게 되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영화에 대한 간단한 설명

 

대략 영화의 내용을 압축하자면, 한국에 핵폭탄 급의 대대대대지진이 일어났고, 그 많은 한강물이 사라지고, 모든 건물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무너졌지만, 유일하게 멀쩡히 살아남은 아파트 한 채가 있다.
그 아파트를 지키기 위한 주민들과 외부인들 사이의 재난 속 처절함을 그린 영화다.

대지진으로 인해 폐허가 된 서울

생존과 이기심에 눈이 먼 아파트 주민들이 외부인들을 쫓아내고 자신들을 외부와 차단시킨다.
그 과정에서 이병헌 배우를 주축으로 자신을 위해서라면 외부인을 사람이 아닌 바퀴벌레로써 표현하며 서슴없이 해친다.

그렇게 아파트 주민들은 이병헌 배우를 대표로써 마치 신마냥 추앙하고 믿었으며,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외부인은 폭력으로 내쫓아버리는 인간으로써의 추악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병헌 배우는 아파트의 주민이 아니었다.
주민 중 한 명을 죽인 후 그 주민을 연기하는 외부인 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주민들은 지금까지 외부인을 가차없이 내쫓았던 모습과는 달리 혼란스러워 한다.
쉽게 이병헌 배우를 내치지 못하고, 이병헌 배우 또한, 열변을 토해낸다.

이병헌 배우님

왜?

이병헌 배우 덕에 오랫동안 생존해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합지졸이었던 주민들을 단합시켰고, 다소 거친 방법이었지만 주민들의 신임을 얻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결국 주민들만의 유토피아는 무너졌고, 최악의 결말을 맞게 된다.

결말 부분에 대한 내 개인적인 생각

이 영화를 본다면 여러분도 아마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이병헌 배우를 내쫓아야 한다, 내쫓지 말아야 한다.
난 후자를 선택하겠다.

물론 살인자이고, 본인도 외부인이면서 아닌 척 다른 외부인들을 죽이거나 때리거나 내쫓았다.
하지만 그 덕에 주민들끼리 뭉칠 수 있었고, 생존할 수 있었다.
이미 외부인들과 극한의 적대감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 이병헌 배우를 내쫓는다면 과연 이전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외부인이지만, 그 누구보다도 아파트를 아꼈고, 지켜냈다.
나라면, 이병헌 배우를 여전히 아파트 주민 대표로써 지지할 것이다.

주관적인 영화 후기

영화를 보다보면 중간중간, 위에서 언급했듯 아파트 주민이 아닌 외부인들을 전부 바퀴벌레라 칭한다.
영화 보는 내내 이 부분이 역하게 느껴지더라.

우리가 집에서 바퀴벌레가 나오면 기겁하고 내쫓거나 죽여버린다.
더럽고, 역하고, 징그럽고, 또는 무섭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는 외부인에 대한 감정을 똑같이 표현해냈다.

무질서함, 재난 속에서의 인간의 극한의 이기심과 추악함을 잘 보여준 예시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말에, 혼자 생존하게 된 박보영 배우가 외부인 생존자 무리에 합류하게 되면서 질문을 하나 던진다.

“저 여기에 있어도 되나요?”

생존자 무리는 이렇게 답한다.

“그걸 물어봐야 하는건가요?”


아파트 주민들과 다르게 이들은 외부인을 똑같은 인간으로서 동등하게 대하는 것이다.

무엇을 위해 치열하게 잔인하게 아파트에서 생존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마지막 대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