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애 처음으로 네일샵에 방문을 했다.
사실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여자친구가 네일아트를 받을 겸 내 네일 케어까지 예약을 잡아준 것 이었다 ㅠ
원래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고치지 못한 나쁜 습관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손톱을 물어 뜯는 습관.
어릴 적 기억이라 어떤 이유 때문에 이 습관이 생겼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또는 무언가에 깊게 집중했을 때 나도 모르게 뜯는 버릇이 더 강해졌다.
심지어 손톱 뿐 아니라, 손톱 밑의 살까지 항상 뜯어버려서 심할 땐 손톱 밑에서 피가날 때도 많았다.
그리고 너무 오랜 기간 물어 뜯은 탓에 손 끝의 모양도 뭉뚝하게 변형이 온 상태이다 ㅠㅠ
의지 박약이겠지만, 잘 고쳐지지도 않는 상태이기도 하다..
안그래도 최근 투잡으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평소보다도 뜯는 정도가 심해진 상태였다.
얼마 전 여자친구가 내 손을 보더니 고치기는 커녕 더 심해졌다고, 강제로 샵을 한 번 데려가겠다 선포했었고, 그렇게 여자친구의 손에 이끌려 오늘 방문을 하게 되었다.
방문을 하기 전부터 왠지 모르게 떨리더라 ㅋㅋㅋㅋ
생애 처음 받아보는 네일 케어기도 하고, 내 손을 샵 선생님께 보여주는 게 민망하기도 했고, 워낙 다 뜯어놔서 달라질 게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샵에 방문해서 여자친구 먼저 네일아트를 시작했다.
나는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더 남아있어서 뒤에 앉아서 샵에 있는 강아지랑 신나게 놀았다.
이녀석도 내가 맘에 들었는지 냅다 내 무릎 위로 올라와서 내 팔을 베개 삼아서 푹 자더라 ㅋㅋㅋㅋ
너무 귀여웠다 ㅠㅠ
강아지와 놀다 보니 시간이 금방 지나가서 이제 나의 네일 케어 시간이 찾아왔다.
그 순간 만큼은 손을 내밀기가 너무 부끄럽더라 ㅠㅠ
단 한 번도 손 물어 뜯는 게 누군가에게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부끄러움이 느껴지더라...
네일 쌤도 내 손을 보자마자 놀라시더랔ㅋㅋㅋ
'어우 많이 뜯으셨네~ 오랜만에 큐티클 빡세게 제거해 보네요 ㅎㅎ'
라며..
심지엌ㅋㅋㅋ 내 손이 좀 심하긴 했는 지 나에게 허락을 받은 후 비포, 애프터 사진을 남기시더라...
내 손... 생각보다 많이 심각한 상태였구나 싶었다.
그렇게 30분 정도가 흐르고, 한 쪽 손이 끝났다고 하셔서 내 손의 애프터 모습을 보게 되었다.
와... 너무 깔끔하게 케어가 잘 됐더라..
사실 워낙 손 끝을 조져놨던 상태라 케어를 받아봤자 얼마나 달라지겠어 란 생각으로 시작을 했는데, 아니, 너무 많이 달라지더라.
내 손이 원래 이렇게 깨끗했나 싶을 정도로 깔끔하게 잘해주셨다...
난 게다가 손톱 부분 부분을 보면 층이 다른 손톱도 많은 편이었다.
자주 뜯다 보니 손톱도 층이 벗겨지더라...
근데 그 층까지 깔끔하게 갈아서 통일시켜 주시고, 큐티클도 너무나 깔끔하게 제거가 되었다.
내 손톱에서 맨들맨들한 느낌을 받아보는 게 정말 내 기억 속에서는 처음이었다.
그 결과물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와 라는 감탄사가 입 밖으로 튀어나오더랔ㅋㅋㅋㅋ
그렇게 총 1시간 가량? 케어를 받고나서 케어 해주신 쌤도 너무 잘됐다고, 자기가 잘한 것 같다곸ㅋㅋㅋ 뿌듯해 하시더라.
그리고 애프터 사진까지 촬영!
타이밍이 맞게 여자친구의 네일아트도 끝이 나서 결제를 하고 너무나 만족스럽게 샵을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가격도 생각보다 싼 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케어를 받았는데 2만 5천원?
달에 한 번씩 케어 받는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것 같더라.
샵 선생님도 예전에 어떤 남자 손님 분도 여자친구 따라서 처음 방문 했다가 맘에 들어서 단골 되신 분이 있다고 하셨었는데, 진짜로 내가 그렇게 될 거 같은 느낌 ㅋㅋㅋㅋ
뭔가 이미 뜯어 놓은 손톱이지만 충분히 이렇게 깔끔해질 수 있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되니까 새삼 정말 고쳐야겠구나 라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정말로 한 달 동안 최대한 뜯는 걸 자제하면서 조금 길러진 손톱으로 다시 방문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제발... 이번엔 꼭 습관 고치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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