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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내 일상 이야기

쇼미더머니 출연 준비

by CODINOTE 2023.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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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부터 많이 들어왔던 말이 있다.

 

사람들이랑 대화를 하다 보면 자주 듣던 말이다.

 

'딕션이 좋다'

 

'나긋나긋하게 말을 한다'

 

'조곤조곤하게 말을 한다'

 

'말을 할 때 톤 변화가 거의 없다'

 

물론 친구들과 하는 일상적인 대화 말고, 발표 같은 누군가의 앞에 서서 얘기할 때 많이 들어 본 소리이다.

(친구들과의 대화에선 오히려 말을 많이 절고, 하이톤의 목소리이다.)

고3 때는 국어 선생님이 내 발표를 보시고선 생각 있으면 아나운서 쪽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그 때 당시에는 기분이 좋았다.

칭찬이었고, 다른 말들도 칭찬처럼 들렸으니까.

 

근데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마냥 칭찬 같지는 않더라 ㅋㅋㅋ

 

군대에서 내 동기는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했었다.

워낙 톤에 변화 없이 대화를 하는 편이고, 그 톤 마저 높은 편이 아닌 낮은 톤으로 조곤조곤하게 말을 하는 편이니까, 싸이코패스 아니냐는 소리까지 들었었다 ㅋㅋㅋㅋㅋ

또, 첫인상으로는 내 이 말하기 방식 때문에 싸가지 없어 보인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었다.

(물론 차가운 인상처럼 보이는 외모도 한 몫 했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T여서 인지는 몰라도 리액션 마저 톤이 일정하다.

많은 F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너 T발 C야?

 

나는 사실 내 대화 방식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지도, 불만을 가지지도 않았었다.

위에서 들었던 소리들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스스로는 만족했고, 그거면 됐다고 생각하는 편이기도 하다.

 

근데 최근에 주변에서 그런 느낌으로 대화를 하게 되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루함을 일으킬 수도 있지 않겠냐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처음으로 내 대화 방식에 의문을 품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원래 말을 잘 하는 편이 아니었다.

잘하고 싶었고, 그래서 발음에 신경써서 말하기를 연습하곤 했다.

딕션 자체에 신경을 쓰고 말을 하기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말하는 속도가 느려졌고, 나긋하고 조곤조곤한 대화가 나오게 되었다.

조곤조곤하게 평소의 낮은 톤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톤의 변화도 별로 없게 되더라.

 

시간이 꽤 지나고 나서, 이성적인 성향이 강해졌을 땐, 쓸데없이 감정 소모 하는게 정말 싫어졌었다.

말이든, 행동이든, 굳이 내가 관심이 있는 일에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아까웠고, 무의미하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내 대화방식에서 추가적으로 감정이란게 더 제외되었다.

 

 

근데 좀 모순적이지 않은가?

 

말을 잘하고 싶어서 시작한 나의 말하기 스킬 늘리기가 상대방 입장에서는 재미 없는, 지루한 말하기 스킬이 되었다.

진짜 말 그대로 그냥 말하기만 잘해졌고, 내 말을 전달하는 능력은 오히려 더 떨어진 것이다.

 

수업이나 강의를 정말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톤이 다양하다.

전달해야할 부분에선 강렬하고 진지하며, 중간중간 분위기를 환기시킬 때는 장난스럽고, 가볍다.

또, 조언을 해주는 부분에선 정말 따뜻하다.

 

수학교사를 꿈꿨던 내가 이렇게 재미없는 말하기 실력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면, 내 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절반 이상은 이미 졸고 있지 않았을까?

물론 지금은 교사의 꿈을 접고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역시 말할 때 설득력이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고객들을 만날 것이고, 그들을 나의 말하기 스킬로 한 번에 휘감아야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의 강의 같은 말하기를 보면서 내 말하기 방식에도 변화를 조금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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