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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내 일상 이야기

과호흡으로 마비 온 썰

by CODINOTE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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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성인이 된 후로 처음, 응급실을 가게 되었다.

 

앵간하면 잘 다치지지도 않고, 크게 아프지 않고 지내던 내겐 뜻밖의 일이었다.

 

 

바로 신경 정신과적인 문제로 응급실을 방문하게 됐다.

 

 

어제 오후 즈음,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편두통과 함께 가슴 쪽이 답답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원래 요즘 편두통이 잦았던 편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면서 숨쉬기가 불편하더라.

나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졌고, 그대로 과호흡이 오기 시작하면서 온몸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

공황장애 증상에 대한 글귀가 적힌 이미지이다.
공황장애 증상
1.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진다
2. 얼굴쪽으로 열이 오르면서 땀이 많이 난다
3. 숨이 가쁘고 심해지면 숨이 안쉬어진다
4. 죽을 것 같다
5. 어지럽다
6.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7. 심하게 불안하다
어제 내가 경험했던 증상들이다.

이전에도 과호흡을 경험한 적은 있었지만, 그렇게 오랫동안, 심하게 지속된 적은 처음인 지라 당황한 나는 옆자리에 있던 회사 동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호흡이 가빠지니 말도 제대로 하기 힘든 탓에 내가 그 분께 건넨 첫 마디.

 

'도와주세요'

 

머리까지 어지러우면서 숨이 잘 쉬어지지 않으니 미치겠더라.

 

그 분도 놀라셨는지 일단 부축을 받아서 바깥 바람이라도 쐬자며 나를 바깥으로 데리고 나갔다.

마침 부실장님도 계셨던 터라 내 몸 상태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알게되셨고, 일단 바깥에서 앉아서 심호흡하라고 하시더라.

예전에 공황을 앓은 적이 있다는 걸 말씀드렸더니 근처 병원을 알아보시면서 잠깐만 쉬고 있으라고 하셨다.

 

그렇게 바깥 바람을 맞으며 의자에 앉아서, 어지러운 탓에 고개를 떨구고 나름 호흡을 가다듬으려고 애쓰던 순간!

손 끝부터 갑자기 감각이 사라지면서 양 손이 말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과호흡 증후군의 응급처치 이미지이다. 비닐봉지 같은 것으로 입에 가져다 댄 후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면 된다.과호흡 증후군의 증상에 대한 글귀 이미지이다. 과호흡 증후군의 증상 1. 어지러움 2. 손발 저림, 꼬임 3. 마비 4. 경련 5. 실신 6, 가슴통증
더 심했으면 실신 했을 수도..?

와... 그런 경험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내 스스로도 너무 놀란 탓에 손에 마비가 왔다며 도움을 청했고, 회사 사람들도 깜짝 놀래서 옆에 있던 동기 분은 내 손을 계속 주물러 주면서 말려 들어간 게 풀릴 수 있게 마사지를 해줬고, 부실장님도 급하게 택시를 잡으시더라.

 

다행히 다리는 저린 정도였기에 부축을 받아서 택시를 탔고, 바로 응급실로 향했다.

 

회사 근처에 양지병원이 있어서 응급실에 갔더니, 와 미치겠더라.

호흡도 가쁜 상태에 정신도 간신히 붙잡고 있던 상태인데, 내 인적사항에 대해서 물어보시더라.

부실장님과 동기 분 두 분이 부축해서 같이 왔지만, 이들이 내 인적사항을 알 리가 있나...

 

간신히 대답하고, 대기를 했더니 양지 병원은 신경 정신과가 따로 있지 않아서 해줄 수 있는 게 휴식 취하게끔 돕는 거 말고는 없다고 하더라.

나도 이런 증상이 처음인 지라 휴식만 취하면 나아질지, 신경 안정제까지 맞아야 나아질지 모르겠던 터라 그냥 신경 정신과 있는 대학병원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게 다시... 응급실을 나와서 택시를 잡고 한림대 강남 성심병원 응급실을 향했다.

아 여기서도 또 인적사항 말하느라 힘들더라..

 

그렇게 드디어 응급실 침대로 안내를 받았고, 누워서 내 증상을 말하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병원에 들어왔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안심이 좀 됐는 지 몸 상태가 조금씩 나아지긴 하더라.

말렸던 손도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고, 호흡은 힘들지만 전보단 나아진 상태였다.

(응급실에선 마스크까지 쓰고 있어야 해서 빡세더라)

 

몸 상태가 이래 돼서 열까지 났는 지 코로나, 독감 검사 다 받고, 링겔에 해열제까지 투여 받았다 ㅋㅋㅋㅋ

그렇게 1시간 정도 누워서 안정을 취하니까 다행히 몸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렇게 1시간 반? 정도 만에 귀가 조치를 받고 병원을 나섰다.

아 역시 응급실이라 병원비 폭탄이더라....

 

 

사실 공황이나 과호흡 등등 그런 정신과적 문제가 이렇게까지 크게 났던 적은 처음이었다.

그렇다보니 내 스스로가 많이 불안해지더라.

한 번 과호흡이 크게 왔는데 다시 안 올거라는 보장이 없다보니...

 

집에 가는 길엔 온 몸에 힘이 쫙 빠져있더라.

진짜 집에 오자마자 뻗은 듯..

 

 

그리고 오늘 불안한 마음에 상담이든 약 처방이든 받고 싶어서 정신과 예약을 잡았다.

아쉽게도 방문했던 대학병원은 무슨 12월 말은 돼야 진료를 볼 수 있다고 해서 그냥 집 근처에 괜찮아 보이는 정신과 병원으로 예약을 잡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도 일하는 도중에 또 몸이 저리고, 호흡이 가빠지더라.

다행히 중간 중간 쉬는 시간도 따로 받으면서 있었더니 어제만큼 심해지진 않고 나아지긴 했다.

 

빨리 진료를 받아보긴 해야할 듯...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정신과적 질환은 한 때 내게는 와닿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런데 새삼 내가 경험을 하고 나니, 무서운 질환인 것 같더라.

이러다 쓰러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도 들기도 하고..

 

뭐든 적당한 휴식이 필요한 이유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이틀이었다.

주말엔 일단 푹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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